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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인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
치과위생사인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

 

치과위생사인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 

안녕하세요. 7년 차 치과위생사입니다. 며칠 내내 치과가 정말 바빴을 때 ‘내가 이 길을 왜 선택했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날이나 또 어떤 날은 치과가 너무 조용했던 날 진료가 끝난 뒤 체어를 닦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나 이 직업 선택하길 잘했다.

오늘은 그때의 기억들을 짜깁기하며 써보려고 합니다. 만약 치과위생사의 꿈을 가지고 있는 당신이라면 제 글이 더 흥미롭겠죠?

 

치과위생사라는 직업, 솔직히 처음엔 ‘안정적이라서’ 선택했다

 

처음부터 사명감이 넘쳤던 건 아니에요. 취업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전문직이라는 이유가 컸죠. 현실적인 선택이었어요.

전 4년제 국립대에 입학을 먼저 했었어요. 그리고 휴학 1년을 포함한 대학교시절 5년 동안 그냥 주구장창 성인이 된 걸 만끽하며 술 마시며 놀기만 했죠. 

그러다가 눈앞에 졸업이 다가왔더라고요.. 친구들은 취업준비며 졸업 후 미래를 그려갔는데 저만 아무것도 준비를 못했었더라고요.

그러던 와중 졸업시즌 즈음에 어머니께서 다시 한번 학교를 다녀보지 않겠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어요. 

여러 학과를 찾아보니 치과위생사란 직업을 가져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실습이 무서웠고, 국가고시 전날엔 손이 덜덜 떨렸어요. “이 직업을 내가 평생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도 졸업하고, 유니폼을 입고, 제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았던 날. 그날은 괜히 어깨가 조금 펴지더라고요.

하지만 ‘잘 선택했다’는 확신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어요.

 

“선생님 덕분에 치과가 덜 무서워졌어요”라는 말

 

입사 1년 차쯤이었어요. 치과 공포가 심한 20대 여성 환자분이 계셨어요. 체어에 앉기 전부터 손을 꼭 쥐고 계셨죠.

스케일링을 시작하기 전에 저는 평소보다 더 천천히 설명했어요. “지금은 물 나가요.” “이건 소리가 조금 커요.” 작은 것까지 말해드렸어요.

진료가 끝난 뒤, 그분이 그러셨어요.

“선생님 덕분에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다음 예약도 잡고 갈게요.”

그 말 듣는 순간, 속으로 진짜 크게 숨을 내쉬었어요. ‘아… 내가 도움이 됐구나.’

그날 퇴근길에 혼자 괜히 웃으면서 걸었어요. 그게 제가 이 직업 선택하길 잘했다고 처음 느낀 순간이었어요. 제가 진짜 치과위생사가 된 것 같았거든요.

 

치료가 아니라 ‘변화’를 보는 기쁨

 

치과위생사로 일하면서 가장 뿌듯한 건, 하루에 한 번 치료 잘 끝낸 날이 아니에요.

3개월, 6개월, 1년 후 다시 내원한 환자의 구강 건강 상태가 달라져 있을 때예요.

“선생님이 알려준 대로 치실 써봤어요.” “이번엔 피가 거의 안 나요.”

이 말을 들으면, 괜히 제가 칭찬받는 기분이었어요. 한 번 들은 칭찬이 하루 종일 제 기분을 좋게 만들더라고요.

어느 날은 50대 남성 환자분이 스케일링 후 거울을 보시더니 “이렇게 개운한 줄 몰랐네요.” 하셨어요.

그 표정을 보면서 느꼈어요.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히 치석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심리적인 만족감도 줄 수 있는 직업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채워지는 순간들

 

솔직히 말하면, 체력적으로 쉽지 않아요. 목, 어깨, 허리… 멀쩡한 데가 없죠. 특히 손목이요.. 퇴근하면 소파에 그대로 누워버리는 날도 많아요. 밥도 생각이 나지 않고 그냥 자버린 날도 정말 많았었어요.

그래도 이상하게 다음 날 또 출근 준비를 하게 돼요.

왜일까 생각해 봤어요.

아마 이런 순간들 때문인 것 같아요.

어린아이가 치료 후에 “나 하나도 안 울었어!” 하며 자랑할 때나 어르신이 “고생 많아요” 하고 손을 꼭 잡아줄 때.

그 짧은 말 한마디에 하루 피로가 싸악 풀려요. 정말이에요.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정말.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채워지는 순간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채워지는 순간들

 

 

진료실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다

 

예전의 저는 말이 많지 않았어요. 낯도 가리고,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하는 게 어려웠죠.

그런데 치과위생사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많이 하게 됐어요. 설명하고, 공감하고, 웃고. 또 안부를 여쭐 수 있는 사람이 되었죠.

어느 날 문득 느꼈어요. ‘나, 생각보다 사람 좋아하네?’

이 직업을 하면서 저도 조금씩 달라졌어요.

 

정말 힘들었던 날, 그래도 후회하지 않았던 이유

 

환자가 몰려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날, 원장님 지시에 실수해서 혼났던 날, 집에 와서 괜히 눈물 난 적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봤어요. “그럼 그만두고 싶어?”

이상하게도 대답은 늘 아니었어요.

힘들어도, 속상해도, 내가 완전히 싫어지진 않더라고요.

아마 진료실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같이 으쌰으쌰 했던 동료들 때문이겠죠.

 

마무리하며

 

진료가 끝나고 퇴근하는 길에 늘 오늘 하루를 떠올립니다. 무엇이 성장하였고 어떤 점을 고쳐야 하는지 등이요.

그러면서 깨달아요.

‘그래, 나는 이 직업을 잘 선택했어.’

이 직업을 통해서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생겼으니까요.

또한 엄청 화려한 직업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두려움을 조금 덜어주고, 누군가의 구강 건강을 지키는 사람.

그 역할이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날이 있어요.

치과위생사라는 이름이 이제는 제 일부 같아요.

앞으로도 힘든 날은 분명 있겠죠. 그래도 저는 알고 있어요.

환자가 웃으며 돌아서는 순간, “선생님 덕분이에요”라는 말 한마디, 그리고 조용한 진료실에서 느끼는 작은 뿌듯함.

그 순간들 때문에 저는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오늘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그리고 치과위생사로서 더 성장할 내 자신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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